영어 듣기를 '단순히' 많이 하면 귀가 자연스럽게 뚫릴까요?

    혹은 여러분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여러분이 영어 학습을 할 때

    '단순히' 듣고 귀가 뚫릴 것을 기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주장은 도대체 어떤 사고에서 비롯되었으며 왜 이 주장이 여러분에게

    오해가 되어 위험하게 실행이 되기 쉬운지 논해보고자 합니다.

     

     영어 듣기 파일이나 영화를 반복적으로 수천번 틀어만 놓고

    일상에서 계속 듣다보면 귀가 트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스크립트를 보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이 주장이 매력적인 것은

     '어린아이들이 어떤 오염도 없이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우는 것을 보라'

    '우리도 이렇게 문법이라는 오염 없이 그냥 켜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거다.' 를

    요지로 굉장히 '자연스러움'에 대한 우리의 환상을 자극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냥 틀어놓으면 된다니 간편해보이고 계속 듣는다는 '노력'의 요소도 있어

    보이니 가짜는 아닐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주장은 과연 진실일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니다'입니다.

    논리를 떠나서도 경험으로 비추어봐도 아닙니다.

    바로 제가 그렇게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1학년까지 하다가

    엄청난 시간을 낭비했거든요... 저의 경우 이 '자연스러운' 방법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스크립트를 보며 병행하자 영어 실력이 그제서야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초급의 리스닝 실력을 가질 경우 두말할 것도 없고 중상급이라고 해도

    그렇게 자기가 의식적으로 구문 단위를 외우고 있지 않은 이상 그냥 틀어만 놓는다고 해도

    별 차이가 안 생깁니다. 즉, 변수는 단지 영어 듣기에 노출된 시간이 아니라 그 안의

    표현 요소들을 의식적으로 자각했는가가 주요 포인트입니다.

    그게 되지 않고는 수천번을 들어도 수천번 똑같이 들립니다.

    즉, 선행되어야 할 것은 먼저 그 문법, 의미, 표현의 단위 요소들 하나하나를

    어떻게 응용하는가를 의식적으로 자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그냥 듣기만 먼저 한다면 언제나 똑같이 들립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많이 듣는 것이 나쁜게 아닙니다.

    그 안의 표현 방법(문법)과 의미에 대한

    의식적인 자각이 '선행'되지 않은 채 단순히 많이 듣는다면 그건 잘못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즉, 단지 그 안의 표현요소를 계속 모르면서 듣기 재생만을 반복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것입니다.

     

    한번 듣고 나서는 이제 그 안의 표현요소들을 잘 공부해야 하고

    의미와 표현법을 숙지한 후에 , 그 후에 많이 들어야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비유를 들어볼까요? 우리가 영어 듣기가 마스터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을 경우

    그냥 흐르는 개울물을 조그만 구멍이 뚤린 종이를 통해 보며 지금 그 물에

    뭐가 흘러갔는지 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듣기를 할 때 의식은 그렇게 작은 점에 집중되어 있기에

    물에 뭐가 있는지 보려면 가끔은 그 물체 하나만을 따라서 시선을 움직여야 할 때도 있습니다.

     

    듣기에서 표현 하나하나의 사용법(문법)과 의미를 따로 공부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습니다.

    가끔은 그냥 계속 듣기만 한다면 지금 물에 흘러간 것들을 끊임 없이 놓치니

    시선을 옮겨 그 물에 흘러간 것들을 자세히 관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처럼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겠나 하는 주장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이미 영어를 아이처럼 습득하는 결정적 시기가 지났습니다.

    또한 그 결정적 시기 이외에도 간과하면 안 될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말을 반복해주고 아이가 반응을 보일 때 까지 상호작용을 끊임 없이 합니다.

    근데 단순히 듣기 파일을 재생 시켜  놓는 것이 아이가 자연스럽게 많이 듣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요? 크게 간과한 것은 아이가 이해할 때까지 발음도 천천히 해주며

    상호작용을 하며 아이를 학습 시킨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단순히 많이 들어 듣기 장벽을 돌파한다는 발상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1. 듣기를 많이 하고 싶을 때 표현 숙지가 선행되지 않았는가 점검할 것

    2. 만약 그 구문 표현이 어떻게 쓰는지 제대로 모를 경우 문법 등을 잘 익히고

    여러번 들을 준비를 할 것

    3. 이후에 여러번 듣는 것은 좋다. 억양 등을 익히는데 굉장한 효과를 주고 에코잉 등을 통해

    처음엔 어설프지만 듣기와 스피킹 실력 향상에 엄청난 자양분이 된다.

    Posted by MDTION